[스크랩] [경기/포천] 비둘기낭, 안타까움으로 만나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천혜의 절경을 만나다.
비둘기 낭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대회산리
한탄강의 숨은 지류,
현무암의 수직절벽과 협곡이 만들어낸 장관의 자연.
30만년 억겹의 세월을 이어온 주상절리의 풍경,
그러나,
안타깝게도 곧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는 비둘기 낭이다.
맑은 쪽빛의 비둘기낭 소(沼)
현무암 협곡의 쳔혜의 절경,
'비둘기가 둥지를 짓고 살던 낭떠러지'라는 뜻의 비둘기 낭이다. 포천 시내를 빠져 나가 국도를 타고 철원 방향으로 계속 오르는 길에 운천에서 78번 지방도를 바꿔 타고 회산리 마을로 향하면 삼거리 버스 종점이 나오고 그 앞에 종점상회가 자리한다.
시집온지 38년,
종점상회의 주인 아주머니는 비들기낭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 "한때는 비둘기낭의 절리가 손에 닿지도 않는 높이였는데, 이제는 모래가 점점 쌓이더니 웬만한 사람은 머리가 닿을정도.."라며 시간의 흐름을 말해준다. "이제 우리 가게(종점상회)를 포함해서 비둘기 낭까지 수몰예정지구라서 곧 이 자리를 비워야 한다"면서 아쉬움을 말씀 하신다. "폭포의 아래쪽에 나오는 물은 참 좋은 약수지요. 그 물을 길어 먹으면 피부병에도 좋고 그래요. 가시면 그 물 꼭 드시고 오세요" 하신다.
종점상회를 끼고 비포장길로 접어 들어 가다보면 작은 다리 하나가 나오는데, 그 다리를 건너기전에 우측에 농로가 비둘기 낭을 향하는 길이다. 비포장에다 거친 길로 어지간한 승용차로는 지나기 쉽지 않은 길이다. 구불구불 출렁이는 땅을 지나 작은 공터, 차를 세우고 내려 서면 보이지 않는 시원한 물줄기 소리가 들려온다.
비둘기 낭,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가 되다.
비둘기낭의 입소문은 무섭게 퍼져 나갔다.
2005년 방송된 MBC의 드라마<신돈>이후, 2009년 MBC의<선덕여왕>에 이어 2010년에는 KBS2의<추노>의 촬영지였으며, 2010년 6월19일 첫방송될 KBS1의 <전우>의 촬영장소로 쓰이기도 했다. 그리고 많은 진사들이 절경을 담고자 암암리에 찿는 곳이다. 이들이 찿는 이곳은 30만년전 화산폭발과 침식작용으로 생겨난 것으로 현무암 협곡과 수직절벽이 장쾌하며 아치형의 주상절리 동굴이 자리한다.
용암과 물이 만들어낸 자연의 신비가 가득한 곳으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적벽이 수십만년의 세월속에서 만들어낸 자연의 작품이다.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 되어 민간인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던 깊은 숲속의 옹달샘과도 같았던 비둘기낭,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2009년부터 위험한 겨울철을 제외하고 사실상의 개방을 하고 있다. 지금도 비둘기 낭의 길목에는 접근을 막던 철조망이 남아있다.
절리동굴에서 바라본 폭포
가방속에서 고히 잠들어 있던 ND필터를 오랜만에 사용해본다.
비둘기낭, 더 이상 만날수 없는 절경이 되다.
건설교통부의 임진강 유역의 홍수조절능력 확보와 홍수피해 경감을 위한 한탄강댐의 건설이 그 이유다.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과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을 잇는 콘크리트 중력식 댐으로 인해 비둘기 낭은 수몰예정지구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한탄강 댐의 건설로 인한 자연문화의 사라짐은 비단, 비둘기 낭뿐이 아니다. 수몰면적 총4백7십만평속에는 크고 작은 10여개의 지천이 속한다. 이 속에 비둘기낭과 재인폭포가 속한다. 아쉽게도 하필이면 수몰예정지구가 한탄강 지류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평가 받는 곳이어서 그 안타까움은 더하다.
소중한 자연 문화유산의 사라짐, 빼어난 경관은 물론이고, 지질학적 의미의 중요성도 생태적인 가치에 있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 비둘기낭, 2012년이면 더 이상 만날수 없는 천혜의 절경이다.
동굴속에 쌓은 소원돌탑
한탄강에 숨은 쪽빛의 폭포를 만나다.
수많은 개발 논리, 사람의 편안함을 쫒고자 만들어짐은 어찌 할 수 없다. 하지만, 소중한 자연문화유산의 훼손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는 기분은 영 착찹하기만 하다. 그 중 비둘기 낭은 대회산리 대회산천의 마지막부분으로 현무암 협곡의 절경과 폭포, 쪽빛의 폭포수와 주상절리등으로 한탄강 유역중, 가장 아름다운 대표적인 자연문화 유산이라 할 수 있다. 100여m의 낭떠러지에 모인 공간, 움푹 패인 그 자리에 들어서면 폭포수의 시원함과 함께 절경에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 모인 쪽빛의 폭포수는 계곡을 따라 협곡을 이루며 흐른다.
얼마남지 않은 시간, 다시한번 비둘기낭을 찿아야겠다.
좀 더 이른 시간에, 좀 더 아름다운 모습을 만나고자 한다. 사라져 버릴지 모르는 비둘기 낭이지만, 길손의 가슴에 머리에는 영원히 남아 있을것을 확신하며, 다시 만날 비둘기낭을 기대해 본다.
by 박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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