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스크랩] Re:귀국...........

vicsteel 2005. 8. 29. 16:35
부럽다고 하시니......공연히 미안스러워서, 뭔가 말을 하고 싶어지네요.

 

오늘은 아침 6시에 일어나 원고를 썼습니다.

어제 밤 늦게까지 뉴질랜드 슬라이드를 환등기로 보다가 자서 그런지, 밤새 가슴 속에서 뚫고 나오고 싶은 표현들이 들끓어서 그런 것 같네요. 

 

세계일보에 '이지상의 세계 문화기행'이란 글을 연재하고 있는데 방금 갔다 온 것을 옮기려고 해요.

또 요즘에는 중단했지만, 요청에 의해  전번 주에는 ebs 라디오의 한영애의 문화 한페이지에 나가서, 방금 갔다 온 것을 얘기했구요.

 

네, 이런 것만 겉으로 보면 좋아 보이지요. 여행 종종 갔다 오고, 그 경험으로 돈벌고...ㅋㅋㅋ

사실, 이번 여행도 후배가 마련한 공짜 티켓으로 갔다 온거구....

 

이거 자랑해서 미안합니다.

 

하지만, 그속을 들여다보면 힘든 것도 많아요. 같이 간 잡지에 사진 싣고 글쓰는 후배는 사진찍느라 거의 고행을 하더군요.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이었지요.

나 역시 힘든 점도 있었고. 예전엔 모두 그저 여행만 즐겼는데 어느샌가 직업이 되고, 먹고 살기 위해서 하다보니....

 

어쨌든 요즘은 정말 여행의 묘미를 알 것 같고, 눈을 뜨면 하루하루가 가슴이 설렙니다.

정말 열심히 살고 있거든요.글쓰고, 책읽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운동하고, 어머니 돌보고, ..사람도 거의 안 만나면서. 친한 고등학교 동창도 1년에 한번 볼까말까이니....정말 심플 라이프지요. 그리고 가끔 여행 떠나서 자유를 맛보고.....

 

그런데, 내 인생의 가장 즐거웠던 시기는 돌이켜보면

30대초반에서 중반까지의 대책없이 떠돌던 방랑시절이었던 같군요.

앞날을 생각하면 언제나 막막했고, 여행을 마치고 오면 돈이 없어서, kfc에서 닭다리 뜯는 학생들이 종종 부러울 정도였으며, 웬 고민이 많은 지 늘 괴롭기도 했지만, 그래도 늘 가슴이 설레었던 시절이었지요.

 여행이든, 삶이든, 사람이든......그 모든 것에 대한 호기심이 넘쳐 흘렀지요.

 

 그런데 30대 후반부터 잠시 유보해 두었던 현실의 고뇌가 폭풍우처럼 몰려 오더군요.

 그후부터는 그것과의 싸움이었지요. 물론, 여행과 글이라는 꿈을 간직하고 키워나가면서.

 

 꿈많은 10대, 20대들에게는 이런 얘기들을 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

 그저 무한한 꿈과 가능성에 대해 용기를 북돋아주고 싶을 뿐이지요.

 

 그러나, 30대들에게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아요. 꿈을 실현시켰고, 또한 좌절했던 나의 30대가 자꾸 생각나서요.  

 

 나나, 주변을 돌아보면 대개 30대 후반, 40대 초반에 많은 곡절을 겪더군요. 부모님이 병들고, 돌아가시고, 직장에서 변화가 있고, 결혼 문제, 가정의 갈등, 이혼 문제......그리고 냉엄한 현실의 경제적 고민....

 20대의 꿈과 40대의 현실 사이에서, 때로는 용감하게, 때로는 좌절하면서 세월은 흘러가지요.

 

그래서 고민이 많았던 것 같아요.

 

여행을 방금 마치고 돌아온, 백년동안의 고독님도 현실의 냉엄함과 고민이 크게 느껴질지도 모르겠군요.

저 역시여행이 힘든게 아니라, 이런 여행과 현실의 경계에서 균형잡기가 힘들었어요.

 

 그러나, 어느 길을 가든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는 것 같아요.

 

너무도 진부한 말이지만, 꿈과 희망이라는 단어처럼 나에게 용기를 주는 말은 없었어요.

 

백년 동안의 고독님도 다시 현실 속에서 그것을 찾고, 소중하게 키워나가길 바랍니다.

 그리고, 또 여행을 즐기시고.

 

좋은 짝, 언젠가 나타날 겁니다. 난, 40 살에 결혼했는데.....그게 우연히 때가 되니까 그렇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블루 스카이님도 여행 잘 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잘 모르지만, 방학 중에 간다고 하니, 학생 혹은 선생님 같은데,

여행 많이많이 즐기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백년동안의 고독님, 갔다 온 경험을 한번 글로 엮어 보는 것은 어때요?

출처 : Re: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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