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스크랩] 이제는 정상회담까지 내놓으라는 작태 앞에 분개한다.
vicsteel
2007. 9. 2. 21:18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당선 되었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후보가 벌써부터 대통령에 당선된 것처럼 잔칫집 분위기이다. 남의 집안 잔치이니 외부 사람들이 뭐라 할 것도 없기는 하지만, 김칫국을 다 마셔 버렸으니 나중에 떡은 어떻게 먹을 것인지 궁금하다. 인간의 어리석음이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지난 경험으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는 그들의 어리석음과 교만함에 혀가 끌끌 차일 뿐이다. 지난 97년과 2002년에도 한나라당의 교만은 하늘을 찔렀었다. 대통령은 당연히 되는 것처럼 생각했다. 그러고는 주저앉았다. 그런데 올해도 벌써부터 설레발을 치는 꼴을 보니 눈쌀이 찌푸려진다. 대통령직 8부 능선을 넘었다는 자아도취 식의 구호에는 입맛이 쓸 뿐이지만, 내년에는 정권이 한나라당으로 넘어올 것이니 남북 정상 회담도 그만두고 내년으로 넘기라는 호가호위 식 협박에는 정말이지 만정이 떨어진다.
한나라당과 그 당의 의원이라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살아가는 인종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정말 어느 별에서 왔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그들은 '대한민국 멸절 별'에서 온 사람들인가. 그들에게 도대체 무슨 비전이 있는 것인가? 지난 10년 간 오로지 집권, 재집권, 정권 교체만을 부르 짖은 그들에게 국민은 무엇을 기대고 살아야 할지 절망스럽다. 그런데도 지지율은 더욱 오르고 있으니 가슴이 답답할 뿐이다. 한나라당은 지금 자신들이 무언가를 대단히 잘 해서 성공했다는 착각에 빠진 것 같다. 아님 지난 10년 간 자신들의 대통령 깎아 내리기가 성공한 것에 내심 기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지난 두 번의 대통령과 여당이 다 잘했다는 것이 아니다. 수 많은 시행착오와 잘못이 있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한나라당이라는 정치 세력이 한 일은 무엇인가? 오로지 상대방 발목잡기, 근거 없이 폄하하기, 기득권을 이용한 정치적 사보타쥬(태업) 부추기기, 부정부패 보존관리 같은 악행은 한나라당의 전유물이었다. 대안 제시라는 것은 없었고 그저 반사이익만 누리며 연명해 왔다. 정부와 여당이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고 입법하려고 할 때마다 한나라당은 거대 언론과 노론(老論)을 등에 업고 사사건건 반대를 일삼았다. 한나라당에게서 우리의 미래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은 이번 경선 과정에서도 아주 잘 나타났다. 승리를 위해 같은 동지도 잡아먹을 듯이 몰아붙이던 그들이 집권 했을 때 한바탕 몰아칠 정치적 보복과 역사 거스르기는 불을 보듯 훤하니 말이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이 되기 위한 모든 조건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이명박이 비주류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눈가리고 아웅하기식 띄워주기일 뿐이다. 이명박은 자신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마치 훈장처럼 말한다. 하지만 그 시절에 가난하지 않은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되었을까? 이명박이 30년 후에 태어나 그 때처럼 가난했다면 과연 지금과 같은 위치에 있을 수 있을까? 시대가 그를 만들었을 뿐, 그가 가난을 딛고 성공한 것은 아니다. 1941년에 태어난 사람이 가난을 말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이야기라는 말이다. 이명박은 우리나라에서 필요한 성공 아이콘을 다 가진 사람이다. 뭉치기로 따지면 둘째 가는 것을 거부하는 고대 출신이라는 것부터 그렇다. 이명박과 전혀 다른 성향을 보이던 고려대 출신 인사들까지 동문이라는 이유로 속속 이명박 캠프로 뛰어 가는 볼썽 사나운 꼴을 보며 벌써부터 우려가 된다. 서울을 하나님께 바칠 정도로 깊은(겉으로 보기에) 신앙심도 개신교 신자들의 충성심을 자극하고 있다. 우리나라 보수 개신 교회가 가진 힘을 생각한다면 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힘이다. 거기에 더해 기업가 출신답게 벌써부터 재벌기업들의 후방 지원 사격을 받고 있으니 날개에 제트 엔진까지 단 격이다. 그리고 영남을 본적으로 둔 배경까지 두었으니 이제는 화룡정점의 대통령 자리에 앉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고려대, 보수 개신교, 재벌과 대기업, 영남이라는 네 개의 날개를 가졌는데 그가 어찌 비주류라는 말인가? 우리나라 기득권의 요건은 다 갖추고도 남음이 있는 인물이다. 우리나라의 성공 화두인 네 가지를 모두 갖추고도 성공할 수 없었다면 그것이 더 우스운 일인 것이다. 한나라당도 이러한 이명박의 당선 가능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명박을 선택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후보 이명박이 전통적인 한나당의 지지층과 이율배반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이다. 현재 이명박을 지지하고 있는 두 기둥은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 기반(영남, 극보수, 반공반북, 친일친미, 보수 개신교, 노년층) 30%와 기존 여당에 염증을 느낀 지지기반(수도권, 신흥 부유층, 중도, 용북, 성장중시, 무교, 보수화 하는 20대) 20%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명박 신화의 맹점은 이명박 지지기반의 한 축인 20%가 한나라당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세력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명박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한나라당 지지층으로 분류한 여론 조사가 여론을 억지로 호도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명박을 지지하는 두 세력은 절대로 공생하기 힘든 정치 세력이다. 박근혜 후보가 당심에서 승리하고 여론조사에 패배한 것이 이러한 딜레마를 잘 보여주고 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이명박이 어떠한 선택을 하는가 하는 것이다. 만일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의 뜻을 따른다면 대한민국은 망하는 일만 남게 된다. 반대로 이명박이 전통적인 한나라당을 거부한다면 총선을 기점으로 한나라당은 분열될 것이다. 이러한 딜레마는 이미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당의 분열 사례에서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 기반 역시 두 축을 기둥으로 하고 있었다. 전통적인 진보세력(비영남, 개혁적 진보, 화북(和北), 반(反) 신자유주의, 민주화 세력, 진보적 종교 세력) 20%와 신흥 중도 세력(수도권, 청년층, 사회적 형평성 중시, 발전적 개인주의, 반 부패정서) 30% 정도가 유기 화합하여 대통령 노무현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대통령 노무현은 한미 FTA 문제를 제외한다면 거의 항상 전통적인 진보세력에 충실한 노선을 걸어왔다. 그리고 그 결과가 지지율 20%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 노무현의 한계를 지적한다. 그렇다. 그와 노선을 같이 하는 인구가 20% 밖에 안 되니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노무현의 지지층은 기득권 세력이 아니니 더더욱 힘에 부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국민들은 대통령 노무현이 물러나게 되면 알게 될 것이다. 대통령 노무현의 정책과 노선이야 말로 대부분의 국민들을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가 건강하고 미래가 있는 대한민국을 꿈꾸고 준비한 대통령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한계가 있었고 없었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정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었는지를 따지는 것이 민주주의 아닌가?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어떨까? 아마 대통령 해먹기가 참으로 쉬울 것이다. 대한민국의 돈과 권력을 움켜쥔 10% 기득권이 그를 위해 지난 10년 간의 태업을 풀고 충성을 다할 것이다. 모두가 반대하는 대운하 사업도 기업들이 나서면 못할 일도 아닐 것이다. 7% 성장이 정말로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들은 결국 또 알게 될 것이다. 세상은 더욱 더 불공평하여 졌으며, 기득권은 나머지 90%와 더욱 더 격차를 벌였으며,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지지층 30%를 포함한 나머지 90%는 더더욱 가난하여지고 불행하여 졌다는 것을 말이다. 이제 가난한 집 아이들은 언감생심 이명박 신화 같은 것은 꿈도 꾸지 못하는 세상이 될 것임을 말이다. 거기에 더해 대통령 이명박에 기생하여 부정과 부패를 더욱 뿌리내릴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행태가 벌써부터 눈에 선하니 대한민국의 미래가 참으로 걱정스럽고 암울하기 짝이 없다. 사실 지금의 한나라당과 이명박 득세 현상의 책임은 한나라당 전통 지지층 30%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철학도 고집도 비전도 없이 그저 시류에 휩쓸려 다니는 나머지 20%가 지금과 같은 이상 현상의 주범들이다. 그것은 물론 대한민국만의 아이러니는 아닐 것이다. 명확하게 고착된 보수와 진보가 아닌 부화뇌동하는 상대적 소수들이 선거의 결과를 결정하게 된다는 것은 다수결 민주주의의 크나 큰 비극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부화뇌동층(나는 부동층이라는 미사여구보다는 부화뇌동층이라는 표현이 훨씬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이 대한민국에서는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더 큰 대한민국만의 비극이 시작된다. 뚜렷한 정치적 이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회적 신념이 있는 것도 아닌 사람들. 그저 오늘 자신의 지갑 속 지폐 장 수(數)에만 관심을 갖는 사람들. 순간 순간의 자극에 반응하는 물고기 같은 사람들. 그들로 인해 대한민국 정치가 더욱 더 혼탁하여 지고, 지조가 없어지며, 정책이 아닌 인물 중심의 선거가 만연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왜 한나라당이고, 왜 이명박인지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도 없는 사람들. 그저 노무현이 잘못해서, 여당이 잘못해서, 남들이 이명박은 추진력이 있다고 하니까, 이제는 정권이 바뀔 때가 된 것 같으니까라고 말하는 그들에게서 나는 대한민국이 아직도 한참을 더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것이 과연 희망이 있는 정치인가? 단순히 누가 싫어서, 누가 잘못해서 그 반대편을 선택하겠다는 것이 무슨 정치인가? 그것은 초등학교 반장 선거보다도 못한 유치한 놀음일 뿐이다. 대통령이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나는 이명박은 반대이다. 그러나 이명박이 되든 아니면 다른 누가 되든 대통령은 탄생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유권자 스스로가 바뀌고, 또 우리나라의 정당들이 바뀌는 것이 우선이다. 대통령이 누가 되든 국민과 정당의 정치적 수준이 높아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대통령제의 비극은 끊임없이 반복될 것이고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을 지지하고 싶은가? 왜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 스스로 명확한 이유를 가진 유권자가 되기 바란다. 이명박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지지하고 싶은가? 왜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 스스로 명확한 이유를 가진 유권자가 되길 바란다. 그렇게 해서 당신이 12월 19일 떳떳한 마음과 태도로 대통령 선거에 임하는 유권자가 되기 바란다. 금권과 조직에 휩쓸리는 더러운 유권자, 남의 말만 듣고 아무 생각 없이 투표하는 귀얇은 유권자, 단지 누가 싫어서 반대파에 투표하는 염세적 유권자, 그리고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그냥 포기해 버리는 무책임한 유권자는 되지 말기를. |
출처 : 이제는 정상회담까지 내놓으라는 작태 앞에 분개한다.
글쓴이 : 누구세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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