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2,30대 정치 무관심은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
진보가 중요한 것도 아니고, 보수가 중요한 것도 아니다.
진보하면 어딘가 삐뚤어지고 급진적인 사상을 가진 빨갱이로 취급받기 쉬운 우리나라에서 나는 진보인가 중도인가 보수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고, 사실은 합리적 중도인데 이상하게 제1야당조차도 진보성보다 보수성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이상하게도 우편향되어있는 우리나라 정치문화때문에 나도 모르게 상대적으로 내가 진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끝에 그래도 나는 진보주의자인 것 같다... 라는 결론을 어렵사리 내렸음에 약간의 뿌듯함을 느끼지 않는 바 아니지만 그래도 진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진보인가, 보수인가 보다 민주주의인가 아닌가, 정치참여 의식이 있는가 없는가가 문제다.
최근들어 저들의 개념을 혼동한 채 본인들의 정치소신을 당당하게 밝히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을 경험했다.
건강한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 사회 구성원들의 도덕성과 사회구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력, 이 두가지라고 보는데, 우리 사회의 도덕성 부족은 이미 체감하고 있었지만 두번째 조건에 대해서는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었다.
주위 대부분은 2,30 대인데, 정치 관련해서 의견을 나누던 중에 내가 특히 인상깊게 느꼈던 사람들의 유형들이 있다.
민주주의니 정치참여니 정책이 어떻니 등의 토론이 우습고 고깝게 느껴진다는, 냉소적인 선민의식이 내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유형과, 위정자들의 구체적인 정책이나 그 배경 및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잘 모르면서 본인들의 정치에 대한 겉핥기식 관심을 자랑스러워하는 유형이 있었는데, 내가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물론 후자다.
정치참여에 대한 의식수준의 차이일 수도 있겠는데, 민주주의에 있어서 시민의 역할과 권리를 투표와 선거로서 정치 참여를 끝낸 것으로 보는 것인가 아니면 투표와 선거 이후에도 피선출자가 행하는 정책과 결과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feedback 을 주고받으려 노력하는데에 있는가로 보는 차이인 것이다.
물론 위에서 말한 겉핥기식 정치참여자들은, 정책과 결과에 대한 비판을 비난으로 생각하며, 본인이 지지하는 정치인의 허와 실, 빛과 그림자를 보지 못한다.
단지 정치인의 만들어진 이미지로 그들을 평가하며, 심도깊은 고민없이 "무지"와 "무관심"과 지지하는 정치인에 대한 "맹목적인 신앙"을 민주주의가 가지는 다양성이라는 특징을 들어 "다름"으로 포장하고 그들이 이해하고 있는 수준의 민주주의의 정의안에 스스로를 가두어버리고 만족해하는 행태를 보인다.
투표 후에는 본인이 선택한 정치가를 감시할 생각은 없으며, 본인이 뽑았으므로 "좀 더 지켜보자. 기회를 주자"는 의견만을 보이는데, 그 투표조차도 후보자의 공약이 진실성이 있는지, 후보자의 노선과 일치하며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등 합리적인 사고 끝에 내린 행동인지도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민주주의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치가뿐만 아니라 시민간의 건강하고 활발한 토론이 꼭 필요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인데, 이들과는 토론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어떠한 사건에 대한 비판적인 사고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형의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주성과 주체성 없이 무조건적으로 선진문화에 대한 동경을 보이거나, 현재 본인의 처지에 대해 감성적으로만 접근한다거나 하는 것도 흔한 예이다.
자신들이 동경하는 선진문화가 빈부격차 해소와 전체적 복지국가로의 발전과정에서 이루어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며, 본인의 현재 처지에 불만을 가지면서도 그 근본적 원인이 사회구조에 있다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위안부 할머니 사망 애도 물결" 이나 "5.18 희생자 명예훼손자에 대한 재판"등의 SNS 소식에 "좋아요"를 누르면서도 교학사 교과서의 친일 역사왜곡, 국가기관의 대선불법개입, 현 정권의 언론통제에 대해서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며 5.18 희생자와 인혁당 희생자, 학림사건 , 부림사건 희생자가 같은 방식으로 피해를 입었고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 대통령이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한다"며 얼버무린 것도, 그리고 이게 얼마나 큰 문제인지도 아마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근대사는 차치하고라도 3.15 부정선거 - 4.19 의거 - 5.16 쿠데타 - 10.26 사건 - 12.12 사태 - 5.18 민주항쟁 - 6.10 민주항쟁 등의 근대 민주주의의 중요 사건들에 대한 배경지식과 개념이 없으며 각 사건의 인과관계 등을 연결지을 수 있는 이해력이 부족 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현대 시대는 도처에 차고 넘치는 다양한 정보들이 있어 얼마든지 이를 흡수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데,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유형들의 대부분은 정치뿐만 아니라 다른 주제에 대해서도 열띤 논쟁을 벌여본 경험이 전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없고 비판적으로 사고하기 싫으니 그냥 편한대로 생각하고 깊이 있는 생각을 멈춰버리는 것이다.
이는 토론문화의 부재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공교육의 역할부족이 일차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불필요한 과열경쟁으로 입시교육에만 매달리게 만드는 사회구조가 더 문제라는 생각도 물론 든다.
국가 경제발전의 역군이었지만 자율적으로 사고할 환경이 주어지지 않았던 이미 생각이 굳어버린 일부 60대 이상과, 사회 구조를 잘 이해하고 젊은이들의 요구가 정당하다고 생각하지만 본인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일부 50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민 주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이제 어느덧 사회의 중추세대가 되어 열정이 식어가는 일부 40대보다도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을 더욱 저하시키는 것은 원인이야 어쨌든 간에 바로 위와 같은 비판적 사고없는 일부 2,30대라는 생각이다.
조국 교수는 2011년에 그의 저서에서 "20대의 요구에 귀기울이지 않는다면 집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모든 젊은이들이 합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한 말이며, 결과적으로는 틀린 말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2,30대를 깨우치지 못하면 우리사회에 진정한 민주주의의 발전은 없다" 라는 말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외로 우리사회 구성원 대부분은 민주주의 정치에 대한 바른 이해가 부족한 만큼 아이러니하지만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의식있는 사람들의 정치참여가 높아지는 수 밖에는 없다" 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이 깊게 가슴에 와닿는 요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