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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기획자보3]자본주의는 대안이 아니다

vicsteel 2009. 8. 28. 23:50

 

 

노동해방실천연대(준) 학생지부 기획자보 3.


자본주의는 대안이 아니다


양극화는 트렌드다?


현 정부의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민생 특별위원회에서“양극화는 시대의 트렌드”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이제는 누구나 우리 사회를 묘사할 때‘양극화’가 심해졌다는 말을 쉽게 꺼낼 정도로 사회적 불평등 문제가 심각해졌고,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이것을 알고 있다는 티를 내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을 실은 기사를 접한 사람들은 분노하거나 냉소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트렌드’라는 표현으로 양극화가 마치 유행인 것처럼 말하며, 양극화 경향은 거스를 수 없으니 참고 견뎌야 한다는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확실히‘양극화’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가진 자는 더 가지게 되고 가지지 못한 자는 계속 가난해지기만 해 결국 중간계층은 점점 사라지고, 하위계층이 많아지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지요. 20대 80의 사회에서 심지어 1대 99의 사회까지 —사회 양극화를 묘사하는 수사들은 점점 화려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양극화의 기본 원칙은 최근에 생긴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하며 우리 삶을 결정지어 왔습니다. 바로 빈곤과 불평등이라는 이름으로 말입니다.


빈곤, 불평등, 실업, 양극화는 자본주의의 불치병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는 임금을 받고 기업이나 공장에서 노동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회입니다. 하지만 이런 임금노동자들이 원래부터 존재했던 것은 아닙니다. 자본주의가 태동하던 시기에 농민들은 토지를 잃었고, 수공업자들은 새로운 공장 체제에 의해 도태되며 작업장을 잃었습니다. 즉, 자신들이 노동하며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한 생산수단을 잃게 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이들은 공장이나 기업의 주인으로 생산수단을 소유한 소수의 사람들인 자본가에게 임금을 받고 노동력을 팔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임금노동자가 됩니다.


자본가가 생산수단을 가지고 있는데도 스스로 생산해서 생계를 꾸리지 않고 임금노동자를 고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본주의 사회와는 달리 생산수단을 공동으로 소유하는 사회를 한번 생각해 봅시다. 이런 사회에서는 사회 성원모두의 노동을 통해 만들어진 생산물이 생산수단을 공동으로 소유하는 사회 성원들의 민주적 의사결정을 거쳐 사회 전체를 위해 사용될 것입니다. 한편,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생산수단을 가졌다는 이유로 노동을 통해 만들어진 생산물 중 임금을 제외한 부분을 자본가가 가져갑니다. 우리는 이를‘이윤’이라고 부르지요. 결국 생산수단을 가지지 못한 임금노동자의 임금을 제외한 부분이‘이윤’이 되기 때문에, 이윤을 얻기 위해서 자본가는 임금노동자를 고용해 생산을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임금이 적어지면 이윤이 많아지는 게 당연한 일이겠죠. 따라서 자본가는 최대한 임금을 줄이려고 노력합니다. 또는 잔업이나 성과급 제도를 이용해 노동시간을 늘리려고 하지요. 이런 방법을 통해 이윤을 내지 못하면 자본은 생산을 포기하기 때문에, 일자리를 얻지 못하면 살아갈 수 없는 노동자는 낮은 임금과 저급의 노동환경을 수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임금은 항상 억압되고 노동자는 불평등한 상황에 놓입니다.


자본은 이윤을 극대화하고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기술/경영 혁신을 끊임없이 모색하기도 합니다. 기술/경영 혁신은 삶의 질을 나아지게 해야 마땅하지만, 이윤이 목적인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경쟁에서 승리하고 이윤율을 높이기 위해 노동절약적인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구조조정은 보통 실업으로 연결됩니다. 또한 기술/경영 혁신이 실업이 아닌 호황을 불러올 때조차도, 과잉생산으로 인한 주기적 불황이 찾아와 실업자가 대규모 양산되지요.


적어지는 임금과 악화되는 삶의 조건을 수용해야만 하는 불평등한 상황에 처해있는 노동자들, 일자리조차 구하지 못한 이들은 도시 빈민이 되어 힘겨운 삶을 이어가게 됩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절대 빈곤층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은 이러한 조건 속에 탄생한 것이지요. 한 번 빈곤의 늪에 빠지면 헤어 나오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의료, 교육이 철저히 상품으로 취급되어 가난한 사람들이 닿기 힘든 곳에 있는 사회라면 더더욱 그렇지요. 노동력 하나가 무기인데 몸 하나 제대로 건사하기도 힘들고, 교육을 통해 소위‘신분 상승’이라는 것을 하기도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빈곤은 대물림되고 확대되면서 불평등은 더욱 심해지는 것입니다.


이제는 대안을 찾아야 할 때!


이렇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에게 고용되어야 하는 노동자와, 이윤을 얻고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노동자를 사용해야 하는 자본가의 관계는 실업, 빈곤, 불평등과 같은 문제를 연쇄적으로 발생시키는 숙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1대99사회라는 말은 현재 우리사회가 본래 자본주의로부터 나올 수밖에 없는 문제의 극한에 도달했다는 표현일 것입니다. 양극화 경향은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라고 했지요? 네, 맞습니다. 다만 이 트렌드는 자본주의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사그라지지 않았다는 말을 덧붙여야 합니다. 빈곤과 불평등에서 파생되어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능력이 자본주의 자체엔 없다는 반증이겠지요.


1980년대, 1대 99사회를 향한 움직임에 엄청난 가속도를 더해준 영국의 마거릿 대처 수상은 자본주의를 대체할‘대안은 없다(There is no alternative. TINA)’고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우리 삶에 대한 자체적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지금, 자본주의야 말로 스스로의‘대안은 없’는 체제라고 명확히 말하고 우리의 대안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노동해방실천연대 준비위원회는 노동자계급을 중심으로 노동자 민중의 해방과 민주적 사회주의 체제를 건설하기 위해 투쟁하는 사회주의 정치조직입니다. 해방연대는 시작부터 민주노동당 내에서 활동해왔으나, 대선투쟁과 분당의 과정에서 민주노동당이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더 이상 어떤 역할도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3월에 집단 탈당했습니다. 현재는 사회주의정당 건설을 결의하여, 당건설에 진력하고 있습니다. 해방연대 학생지부는 10회에 걸친 기획자보를 통해 사회주의자의 주장을 알리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연락주세요.]



노동해방실천연대(준) 학생지부

홈페이지. www.hbyd.org 전화. 02) 2275-1910 E-mail. hbyd@jinbo.net


출처 :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글쓴이 : 사회주의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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