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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어느 핵무기 보유국의 몰락-파키스탄 전쟁의 수수께끼

vicsteel 2009. 9. 5. 12:42

 

 

어느 핵무기 보유국의 몰락-파키스탄 전쟁의 수수께끼

 

아이비스 에너지 전략 연구소  l 09.08.28                                                 

 

                                                     

                                                      敵害在內, 則劫其地

                                                      敵害在外, 則劫其民

                                                      內外交害, 則劫其國

 

                                                      적이 내우에 시달리면 그 땅을 뺏고,

                                                      적이 외환에 시달리면 그 백성을 빼앗고,

                                                      내우와 외환이 겹쳐 있으면 그 나라를 빼앗는다.

 

                                                                    -황평지(黃平之) 역주 <36계 비본병법>

 

 

내우와 외환이 겹친 국가가 적대적인 국가들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위치에 놓여 있다면, 그 국가는 자칫 존망의 위기까지도 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이러한 위험을 보여주는 국가를 중동에서 하나 찾을 수 있는데 바로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파키스탄이 바로 그러한 상황에 놓여 있다.

왜 그런지 다음의 지도를 보고 살펴보자.  

 

 

 

 

                                                                          파키스탄내의 지역 구분 

 

 

현재 파키스탄군은 네개의 전선에서 전투를 진행하고 있다.

첫번째가 파키스탄내의 부족지대(Faderally Administered Tribal Area: FATA)에서 활동하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의 전투.

두번째, 북서변경주(NWFP)지역에서 활동하는 '파키스탄 탈레반'과의 전투.

세번째, 파키스탄 서남부 지역인 발로치스탄 지역에서 활동하는 발로치스탄 분리주의자들과의 전투.

네번째, 뭄바이 폭탄 테러 이후 파키스탄 동남부 국경지대(이에 덧붙여 인도와의 영토분쟁을 벌이는 동북부 지역의 카슈미르 지역)를 따라 엄청난 병력을 집결시켜 긴장을 조성하고 있는 인도군과의 대치.

 

그렇다면 군사강국일뿐 만 아니라 핵무기 보유국이기도 한 파키스탄이 어떤 이유로 이런 내우, 외환에 휩싸이게 된 것일까? 

언론들은 대체로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여파가 파키스탄에 영향을 주어 불안정을 초래한 것으로 설명한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불똥을 맞은 셈이라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군을 위시한 나토군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파키스탄과의 접경지역을 도피처로 이용하는 점에 주목, 전선을 파키스탄으로 확대하면서 파키스탄의 불안정이 증폭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 주목하여 흔히 현재의 아프가니스탄을 '21세기의 베트남', 파키스탄은 '21 세기의 캄보디아'로 비유하곤 한다. 

(파키스탄을 캄보디아에 비유하는 것은 지난 베트남 전쟁 당시 북 베트남이 남베트남에서 활동하는 베트콩의 물자보급을 위해 인접국인 캄보디아를 이용했던 역사적 경험 때문이다. 당시 미군은 이러한 북베트남의 물자가 남베트남에 전달되는 통로-소위 '호치민 루트-를 차단하기 위하여 베트남 전쟁을 캄보디아까지 확대하여 무고한 캄보디아인들에게 폭격을 가했다.) 

이러한 분석은 상황을 이해하기 쉽게 해주는 측면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과도한 단순화로 많은 것들을 놓치게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비유는 파키스탄을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부속물 정도로 취급함으로써 미국을 위시한 서방이 파키스탄에 대해 가지고 있는 독자적인 전략적 개입에 대한 이해를 놓치게 하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을 포함하여 서남 아시아를 둘러싸고 어떠한 지정학적, 전략적 변화가 발생했으며, 이에 따라 파키스탄은 독자적으로 어떠한 전략적 배치에 자리매김되었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최근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몇 가지 사건을 추적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보고자 한다.    

 

 

 

■ '파키스탄 탈레반'인Tehrik-e-Taliban Pakistan (TTP) 

   바이툴라 메수드의 정체를 둘러싼 논란

 

              

 

 

 

                                                 지난 8월 5일 미군의 무인 공격기의 폭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알려진

                                        파키스탄 탈레반 Tehrik-e-Taliban Pakistan (TTP)의 지도자인 바이툴라 메수드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뿐 만 아니라 파키스탄에도 존재한다.   

지난 5일 파키스탄의 탈레반, Tehrik-e-Taliban Pakistan (TTP) 최고 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가 미군 무인 공격기의 폭격을 받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몇년간 파키스탄내의 각종 테러 공격을 주도하여 파키스탄 정부의 '공적 1호'가 된 인물이다.   

그 후 파키스탄 탈레반의 지도권을 둘러싸고 파키스탄 탈레반 그룹 내분이 격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바이툴라 메수드의 사망을 최종적으로 확인해주는 증거-시신-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미 지난 2007년에도 그의 사망설이 나온 적이 있다.)

지난 8월 9일 파키스탄 일간지 돈(Dawn)이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TTP) 부족장 회의에서 경쟁 분파들간의 유혈충돌이 벌어져 핵심 지도자 2명이 숨지거나 중상을 입었다고 보도한 것이다.

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8일 파키스탄내의 부족지대(Faderally Administered Tribal Area: FATA) 남와지리스탄에서 열린 TTP의 슈라(부족장회의)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바이툴라 메수드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분파들간의 격론이 벌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바이툴라 메수드의 사촌동생인 하키물라 메수드 진영과 경쟁 분파 지도자인 왈리 우르 레만 진영이 서로 총격전을 벌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 정보계는 하키물라가 사망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최근 레만 말리크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하키물라가 비록 부상당하기는 했지만 살아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8월 22일 파키스탄 탈레반(TTP)측도 하키물라 메수드가 슈라에서 만장일치로 새 지도자로 추대됐다고 발표했다.
물론, 파키스탄 탈레반측도 후계자 선정을 발표하면서 "지난주에 몇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해결되었다"면서 조직내부의 지휘권과 관련하여 모종의 문제가 있었음은 인정했다. 

바이툴라 메수드의 사망설과 파키스탄 탈레반의 내분에 대해서는 이미 국내에서도 보도가 되었던 터라, 그다지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그러나, 이 사건이 어떤 맥락에서 벌어진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다.

파키스탄 탈레반 내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내 언론들이 보도하지 않은 한 사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파키스탄 탈레반 Tehrik-e-Taliban Pakistan (TTP) 최고 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가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했다고 알려지기 약 보름 전인 지난 7월 22일, 파키스탄 남부 와지리스탄 부족 탈레반 지도자이자 바이툴라 메수드의 라이벌이기도 했던 카리 자이누딘(Qari Zainuddin)이 암살당했다. 

그런데, 암살당한 카리 자이누딘의 측근인 바즈 모함마드(Baz Mohammad)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자이누딘을 암살한 사람은 바이툴라 메수드가 이끄는 파키스탄 탈레반 Tehrik-e-Taliban Pakistan (TTP)의 지지자라고 폭로했다. 

이 사건은 외관상 탈레반 분파들간의 암투로 비칠 수 있기에 바즈 모함마드의 폭로가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단정지을 수 없다.  

그러나 이 사건은 파키스탄 탈레반 내부의 단순한 암투라는 현상 이상의 의미가 있다.    

자이누딘은 지난 6월 초 AP나 <Geo News>같은 언론들과 인터뷰를 했었다. 

이 인터뷰에서 자이누딘은 파키스탄 탈레반 Tehrik-e-Taliban Pakistan (TTP)의 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를 거세게 비판했는데, 그는 “바이툴라 메수드와 그의 측근들이 이슬람의 이름으로 하는 행위들은 지하드(성전)가 아니라 사실은 폭동과 테러다."라고 비판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영국BBC 보도 참조

<Geo News>에 따르면, 자이누딘은 압둘라 메수드(Abdullah Mehsud)가 파키스탄 탈레반을 지도하던 시절, 그의 휘하에서 바이툴라 메수드 그룹과 같이 활동했다. 

압둘라 메수드가 죽은 이후, 바이툴라 메수드는 독자적으로 Tehrik-e-Taliban Pakistan (TTP)라는 조직을 새로 설립했고, 이후 바이툴라 메수드는 아프가니스탄에 집중되었던 파키스탄 탈레반의 활동을 파키스탄 정부로 돌려 자살공격, 모스크 폭파, 민간인에 대한 폭탄테러같은 방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파키스탄내에서 벌인 각종 테러 활동으로 인해 바이툴라 메수두는 가장 위험한 테러리스트로 지목됐고, 파키스탄내에서는 탈레반에 대한 이미지는 급격히 악화되었다.

이러한 바이툴라 메수드의 방향 전환에 대하여 자이누딘은 파키스탄내에서 바이툴라 메수드가 벌이는 활동방향이 이슬람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바이툴라 메수드와 갈라졌다고 한다.

자이누딘에 따르면 마울라나 하산 잔(Maulana Hasan Jan)같은 학자는 자살 공격이 이슬람에서 금지된 것이라고 주장한지 삼일만에 살해당했다고 한다.  

또한, 자이누딘은 바이툴라 메수드의 파키스탄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실제로 외국군에 저항하고 있는 탈레반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바이툴라 메수드의 휘하에 이상하리만치 우즈벡인들이 많은 점도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http://www.geo.tv/6-17-2009/44351.htm   

 

 

 

 

                                           암살당한 파키스탄 탈레반의 지도자인 카리 자이누딘.(앞줄 가운데 마이크 앞). 

                                           그는 또다른 파키스탄 탈레반의 지도자인 바이툴라 메수드와 라이벌 관계였다. 

 

 

 

그러나 바이툴라 메수드에 대하여 자이누딘이 폭로한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어쩐 일인지 서구 언론들은 자이누딘의 인터뷰를 보도하면서도 이 부분은 침묵했지만, 이란과 파키스탄 언론매체들이 이 점을 독자적으로 다루었다.

이란과 파키스탄 언론에 따름면, 자이누딘은 바이툴라 메수드가 인도와 이스라엘 정보기관들과 강력한 연계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 국가들은 바이툴라 메수드를 통하여 핵무기 보유국인 파키스탄의 불안정을 꾀하고 있다 주장한 것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자이누딘의 암살이 이런 그의 폭로와 관계가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이란의 보도는 http://www.presstv.ir/detail.aspx?id=98839§ionid=351020401 

파키스탄 최대 일간지 <The News>도 바이툴라 메수드의 측근이었던 하지 투르키스탄 베타니(Haji Turkistan  Betani)의 폭로를 다루었는데, 그는 바이툴라 메수드가 지난 2007년에 전 파키스탄 총리 베나지르 부토를 암살한 장본인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 일간지 보도는 The News 참조.

(부토 대통령의 암살범에 대한 정체와 관련해서 적지 않은 분석가들이 이미 바이툴라 메수드의 범행으로 추정하고 있었다.) 

또한 베타니는 바이툴라 메수드가 그동안 미군의 폭격을 피해왔던 것도 그가 미국측 요원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물론, 자이누딘이나 베타나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수용할 수는 없다.

자이누딘은 바이툴라 메수드의 동생을 살해한 적이 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바이툴라 메수드는 자이누딘의 참모를 살해할 정도로 이 둘 사이의 관계는 적대적이다.

(바이툴라 메수드 이전의 지도자였던 압둘라 메수드 사망에 대해서도 자이누딘의 아버지가 바이툴라 메수드 관련설을 주장했다가 바이툴라 메수드에게 살해당한 적이 있는지라 그 악연의 뿌리는 더 깊다.)  

자이누딘과 바이툴라 메수드의 오래 된 적대관계에 비추어 볼 때 바이툴라 메수드가 미국측 협력자라는 자이누딘이나 베타나의 주장은 정치적 공격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단지 자이누딘에게서만 나온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야한다. 

바이툴라 메수드가 미국과 인도, 이스라엘과 관련을 맺고 있다는 주장은 파키스탄내에서 이미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다.  

지난 2007년 파키스탄의 정치,군사 분석가인 자이드 하미드(Zaid Hamid)는 바이툴라 메수드와 그의 부대가 아프가니스탄의 모처에서 나오는 자금 지원을 받고 있지만, 아프가니스탄내 탈레반과는 관련이 없다 주장했다.  

*다음은 이런 사실을 폭로하는 하미드의 인터뷰 내용이다. 그러나, 파키스탄 억양이 강하게 배어있는 영어 토론이어서 매우 주의깊게 들어야한다.

 http://www.youtube.com/watch?v=oOXSClszlEM&feature=player_embedded

 

이보다 더 구체적인 의혹 제기들도 있다.    

전직 파키스탄 장성이자 이슬라마바드 정책 연구소(Islamabad Policy Research Institute)의 창립자인 샤우캇 카디르(Shaukat Qadir)에 따르면, 파키스탄 군당국은 수차례에 걸쳐 바이툴라 메수드를 사살하는데 미국의 협력을 요청했으며, 심지어 네차례에 걸쳐 바이툴라 메수드의 정확한 위치까지 미군에 제공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파키스탄 군 당국의 지속적인 정보 제공과 협력 요청에도 불구하고 어쩐 일인지 미군은 그동안 바이툴라 메수드를 공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샤우캇 카디르(Shaukat Qadir)의 주장: http://pakistanspecial.blogspirit.com/archive/2009/05/23/a-conspiracy-theory.html

의혹을 증폭시킨 사건은 연이어 일어났는데, 지난 5월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활동하는 바이툴라 메수드를 공격하기 위하여 파키스탄군이 동원되었을 때, 미군은 급하게 메수드가 장악한 지역과 가까운 곳에 부대를 이동시킨 적이 있다. 

당시 미군은 해당 지역에 숨어 있을지 모르는 오사마 빈 라덴과 물라 오마르를 체포하기 위하여 미군을 동원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미군의 행동에 대해 당시 많은 파키스탄 군 장교들과 전문가들이 의심을 품었는데, 이들은 미군이 이처럼 급하게 병력을 이동시킨 실제 이유는 다른데 있다고 보았다.

이들에 따르면, 파키스탄군이 바이툴라 메수드가 장악한 지역으로 실제로 진격하자, 미군은 파키스탄 군이 실제로 바이툴라 메수드를 생포하는 사태를 염려했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미군은 바이툴라 메수드를 몰래 빼내거나 실종된 것으로 꾸며 나중에 다른 곳에서 등장하도록 하려 했다는 것이다.  

http://forum.pakistanidefence.com/index.php?s=b96e76564b374c2c714e4759a272b351&showtopic=83406&pid=1158699&st=0&#entry1158699

바이툴라 메수드를 둘러싼 이런 숱한 의혹속에 마침내 미군은 지난 8월 초 바이툴라 메수드를 폭격하여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설'만 무성할 뿐 실제 바이툴라 메수드의 시신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아 그를 둘러싼 의혹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 스와트 밸리 충돌과 미국, 인도제 무기

 

 키스탄 정부를 향해 전투를 벌이는 '파키스탄 탈레반'에 대한 의혹은 또다른 사건들을 통해 한층 더 명확한 형태를 띄었다.  

지난  봄, 파키스탄 탈레반이 파키스탄의 수도 근처까지 진격하면서 국제적인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당시 이들은 '스와트 밸리'라는 파키스탄 유명 휴양지를 근거지로 장악하고 있었는데, 이후 이들은 이곳으로 진격해온 파키스탄군을 상대로 전투를 벌이다가 퇴각했다. 

당시 스와트 밸리를 장악한 파키스탄 탈레반은 엄격한 이슬람 율법 체계(샤리아)를 해당 지역에  강요했는데, 이 과정에서 파키스탄 탈레반측은 소름끼치는 잔학행위들을 자행하였다. 

*이들의 법 집행방식은 사실상의 테러공포 정치였는데, 당시 스와트 밸리에서 행해진 이들의 잔학행위들은 다음의 자료사진을 참조.

단, 노약자나 미성년자, 심신이 약한 사람들은 보지 않을 것을 권고함. 

http://www.pakfacts.com/terrorism-in-pakistan-news/137-the-horror-of-these-fake-pakistani-talibans.html

 

그런데, 격렬한 전투끝에 파키스탄군에 의해 탈환된 스와트 밸리 지역에서 이상한 점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사살당한 파키스탄 탈레반 '전사'들의 수중에 다량의 인도제 무기가 발견된 것이다.   

특히 현장에서는 인도군의 표준형 경기관총인 빅커즈-베르티에(Vickers-Berthier)도 다량으로 발견되었는데, 이 총은 인도를 제외하고 몇몇 발틱 지역 국가들과 남미국가들에만 판매되는 것이라 이 총들이 어떤 경로로 이들에게 전해졌는지에 대해 의혹이 일었다. 

 

 

 

 

  

                                                스와트 밸리에서 다량이 발견된 인도제 경기관총 빅커즈-베르티에(Vickers-Berthier)

 

 

 

의문점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해당 지역에서는 인도 특수부대와 관련 인력들이 존재했던 흔적도 나타났는데, 놀라운 것은 이들이 스와트 밸리를 장악한 '파키스탄 탈레반'이란 집단들과 같이 이동했다는 점이다. 

지역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자신들을 '외국에서 온 이슬람 전사'로 소개했다고 한다.  

그런데 바로 이들 '외국 이슬람 전사'들이 고 김선일씨의 살해수법과 똑같은 참수형과 잔혹한 살해, 납치, 여성들에 대한 강간 등의 잔혹행위들을 해당 지역에서 자행한 장본인들로 지목받았다는 점이다.   

또한, 해당 지역에서 사살당한 파키스탄 탈레반 '전사'들의 시신들이 하나같이 할례를 받지 않았다는 점도 의심을 받았다.

(해당 시신의 사진은 남성 시신의 성기가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서 링크를 걸 수 없었음을 이해바람) 

파키스탄 군당국이 제시한 이러한 증거들 때문에 미국은 매우 당혹스러워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미국이 바로 아프가니스탄에 인도가 개입하도록 했고, 더 나아가 파키스탄 국경과 가까운 아프가니스탄의 국경지역에 인도가 영사관을 개설하도록 허락주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미국은 이후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접경지역에 있는 인도 영사관의 활동을 대폭 줄여줄 것을 인도측에 요청하기도 했다.  

이미 <Middle East Times> 3월 5일 자의 한 기사에서도 파키스탄내의 테러 활동과 관련하여 미국와 인도의 역할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 기사는 파키스탄의 전직 육군 총장인 아슬람 베그(Aslam Beg)의 말을 인용하고 있는데, 이 기사에서 그는 미국과 인도 사이에 맺어진 전략적 파트너쉽(Strategic Partnership Deal)으로 인해 미 중앙정보국과 이스라엘의 모사드, 영국의 MI6, 인도의 정보기관 RAW(Research and Analysis Wing)을 연결하는 통합 정보기관의 창설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이 기관의 목적은 파키스탄과 이란, 중국,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불안정에 빠트리는 것인데, 파키스탄 부족지역내의 반체제분자들이 아프가니스탄의 칸다하르나 사로비에서 훈련을 받고는 파키스탄 탈레반의 이름으로 북서변경주(North West Frontier Province:NWFP)에 투입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아프가니스탄의 라쉬카르 가(Lashkar Gah)와 나와(Nawah)에 근거를 둔 기지들은 발로치스탄 해방군(Baluchistan Liberation Army)을 훈련, 무장시키며 재정지원을 하는데 사용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4월 2일,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자문관인 에사눌라 아리얀자이(Ehsanullah Aryanzai)도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인도는 아프가니스탄 영토를 파키스탄을 불안하게 만드는데 이용하고 있으며, 아프가니스탄 보안기관들은 이런 인도의 파키스탄 개입을 막을 수 없는데, 그 이유는 아프가니스탄에 중앙집권화된 정부 체계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http://pakistankakhudahafiz.wordpress.com/2009/04/02/afghans-india-using-our-soil-to-destabilize-pakistan/

 

물론, 인도는 아프가니스탄 자국 영사관의 임무는 비자 발급업무와 아프가니스탄 학생들의 장학사업일 뿐이며, 인도는 아프가니스탄의 재건과 인도적 지원외에 다른 임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매파 성격을 띄는 미국의 씽크탱크 잡지인 <Forein Policy>도 한 기사에서 "미국 언론들이 자주 파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공격하는 지하드와 연결이 되어있다고 보도했지만, 인도가 파키스탄을 공격하는 반군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은 그 정도로 자주 보도하지 않는다."며,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양국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전직 미국 정보관리가 '인도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파키스탄 정부를 공격하는 탈레반을 지원하는데 목을 매고 있다' 한 말을 전하기도 했다.  

http://thecable.foreignpolicy.com/posts/2009/02/16/can_the_intel_community_defuse_india_pakistan_tensions

또 한가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점은, 스와트 밸리에서 사살당한 파키스탄 탈레반 '전사'들의 시신 가운데는 구르카인들과 우즈벡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구르카인들은 영국과 인도군이 산악지역에서 전투를 벌이고자 동원한 용병민족들로 미국도 이들 가운데 일부를 아프가니스탄전에 투입하고 있다.

우즈벡인들의 경우, 아프가니스탄 점령 미군과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협조하는 악명높은 아프가니스탄 군벌 압둘 라시드 도스톰(Abdul RasheedDostom) 소속의 우즈벡인들로 의심받고 있다.

어쨌든 이런 이들이 왜 파키스탄의 스와트 밸리에서 파키스탄 탈레반 전사로 둔갑해 쓰러져 있는지 설득력있는 설명이 제공되지 않고 있다. 

미지막으로 스와트 밸리에서는 미군의 첨단 무기들도 다량으로 발견되었는데, 파키스탄군이 이 점을 미군에게 추궁하자 미군은 자신들이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제공한 무기가 암시장을 거쳐 이들의 손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는 발표를 했다.

그러나, 압수한 무기들의 양과 질, 특히 첨단 대공무기와 발사대, 고급  통신 기기등의 현황을 봤을 때, 이 정도 수준의 대량의 무기가 단순히 암시장을 통해 이들의 손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미군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충분치 않다는 평가가 설득력있게 들린다.

이런 점들 때문에 일부 분석가들은 인도와 미국 정보당국이 이들 파키스탄 탈레반들에게 무기와 재정지원, 심지어는 전투원들까지 파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하고 있다. 

어쨌든 스와트 밸리의 파키스탄 탈레반들은 바로 이런 첨단 무기들을 이용하여 파키스탄 군에게 예상치 못한 심대한 타격을 입히면서 한 때 수도 인근까지 진격했던 것이다.

*당시 이들과 교전하면서 이들의 화력에 놀랐던 파키스탄군의 경험담에 관해서는 다음을 참조.  

 http://pakistankakhudahafiz.wordpress.com/2009/05/22/wounded-soldiers-recall-stiff-resistance/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전쟁에 사용되고 있는 미군의 무인 공격기

 

   

파키스탄내에서 활동하는 탈레반들의 정체와 관련한 이런 의혹 제기는 한낱 루머나 파키스탄군 당국의 자작극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의혹이 미국과 파키스탄 양국 정부의 고위 관리들 사이에서조차 진지한 논점이 되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러한 의혹을 그리 간단히 기각할 수는 없다. 

2008년 8월 초, 파키스탄의 최대 영자 일간지인 <The News>는 <워싱턴 포스트>지에서도 일했던 경력이 있는 탐사보도 전문기자인 카르만 칸(Kamran Khan)의 기사를 전면에 실었다. 

이 기사에서 칸 기자는 서방이 파키스탄에서 '이중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폭로했는데, 당시 미-영 계통 언론들은 칸 기자의 이 기사를 완전히 무시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지난 2008년 7월, 미국 고위 관리 두 명이 비밀리에 파키스탄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당시 이 두 명의 미국 고위 관리는 다름 아닌 미 합참의장 마이크 멀렌(Mike Mullen) 장군과 미 중앙정보국 부국장 스티븐 켑스(Stephen R. Kappes)였다.

이들을 맞이한 파키스탄측 인물들은 전 파키스탄 대통령 페르베즈 무샤라프(Pervez Musharraf), 육군참모총장아쉬팍 페르베즈 카야니(Ashfaq Pervez Kayani), 당시 파키스탄 정보국장 나딤 타지(Nadeem Taj) 중장이었다. 

당시 이들 파키스탄 고위 인사들은 미국쪽 인사들에게 아프가니스탄내에 활동하는 인도 정보국 소속의 요원들이 파키스탄내에서 각종 분리주의적, 종파주의적, 종교적 테러리즘을 자행하고 있는 점과 이들을 미국이 지원하고 있는 증거들을 제시했다고 한다. 

이들은 파키스탄 국경과 가까운 아프가니스탄 지역의 칸다하르나 잘라라바드의 인도 영사관들이 파키스탄을 겨냥한 적대활동을 벌이는 사실과 영사관 직원들이 실제로는 인도 정보요원들도 채워져있는 사실을 미 중앙정보국이 어떻게 모를 수 있느냐고 추궁했다. 

또한, 이들은 지난 2006년 6월 이래로 파키스탄군과 파키스탄 정보당국, 시민들을 상대로 무차별 테러활동을 벌여온 바이툴라 메수드의 정확한 위치르 파키스탄측이 파악하여 미국쪽에 알렸는데도 무슨 이유로 무인공격기를 동원하여 공격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답변을 요구했다. 

일례로, 지난 2008년 5월 24일 바이툴라 메수드가 자신의 도요타 자동차를 타고 남 와지리스탄 오지의 산악 지역으로 이동하여 언론과의 인터뷰를 마친 후, 다시 그의 도피처로 돌아왔던 일이 있었다. 

당시 미국 중앙 정보국은 해당 정보를 알고 있었는데도 바이툴라 메수드를 공격하지 않았다. 

지난 몇년간 파키스탄내의 알카에다 은신처라고 알려진 곳에 대해서는 정보 접수 후 즉각 공격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납득이 되지않는다는 것이다.   

바이툴라 메수드가 보유한 고도로 암호화된 통신기기 장비도 논란으로 떠올랐다. 

이들은 바이툴라 메수드가 이 장비를 이용하여 파키스탄 정보국의 감시를 피해 외국에 근거를 둔 정체불명의 정보통으로부터 파키스탄군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제공받았다는 점도 제기하였다. 

이외에도 파키스탄측 고위 관리들은 아프가니스탄에 근거지를 두고 파키스탄내의 발로치스탄 분리를 위해 활동하는 테러리스트들을 파괴하는데 미국이 열의를 보이지 않는 점도 제기했다. 

이 자리에서 파키스탄측 고위 관리들은 발로치스탄 분리를 위해 테러 활동을 자행하던 브람다그흐 부그티(Brahmdagh Bugti)가 아프가니스탄 정보당국의 보호하에 있는 점과 그가 인도의 뉴델리를 방문하는 사진 등도 제시했다고 한다. 

 http://www.pakistantalk.com/pakistan-tells-america-to-stop-supporting-insurgents-inside-pakistan-302/

*참고로 발로치스탄 문제와 파키스탄의 복잡한 내정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본 연구소의 다른 글, <파키스탄 혼란의 숨은 배경-에너지 패권,파키스탄 분열,발루치스탄 분리>: http://blog.daum.net/sibad/124)를 참조

 

이런 사정을 반영한 듯, 지난 4월 30일 파키스탄 전직 대령인 슈아 칸자다(Shuja Khanzada)는 파키스탄 상황을 다음과 같이 한탄스레 묘사했다. 

 

"인도 정보국(RAW)은 파키스탄 발로치스탄 지역에서 활동하는 미 중앙정보국을 지원하고 있다.

영국 정보기관인 MI6, 이스라엘의 모사드(Mossad)도 이 작전을 돕고 있다. 

구 소련의 KGB를 승계한 러시아의 정보기관도 미 중앙정보국과 파키스탄 정보국에게 해묵은 원한(편집자 주: 소련의 아프간 전쟁 당시 파키스탄은 소련군에 저항하던 아프가니스탄 무자헤딘을 지원했다.)이 있는데, 러시아측은 과거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신들이 패배한 것을 앙갚음하려고 개입하고 있다..........KGB와 인도의 RAW는 지난 냉전 시절 파트너로 긴밀히 협력했고 이런 협력관계는 지금도 여전한데, 이 둘은 파키스탄을 붕괴시키려 한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에는 CIA 탈레반, 물라 오마르 탈레반, KGB 탈레반, 푼잡 탈레반, ISI (파키스탄 정보국) 탈레반등의 다양한 탈레반들과 무자헤딘 군벌들, 마약 카르텔, 알 카에다 테러리스트 그룹, 극단적 종교 광신자들, 암살자들, 외국부대들이 창궐하고 있다.

이들은 상호간 복잡하게 얽힌 채, 각자가 이슬람의 이름으로 살해하고, 약탈하며, 지배하려 들고 있다."  

 

 

 

 

서남 아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변화와 파키스탄의 불안정 

 

그렇다면 파키스탄을 둘러싼 이 모든 복잡하고 수수께기같은 사건들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이 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서남아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변화를 추적할 필요가 있다.

**이 지역을 둘러싼 에너지 지정학적 이해관계에 대해서는 본 연구소의 이전 글들에서 여러번 다룬 바 있다.

 <파키스탄 혼란의 숨은 배경-에너지 패권,파키스탄 분열,발루치스탄 분리>: http://blog.daum.net/sibad/124

<중국 군함을 인도 잠수함이 추격한 이유>: http://blog.daum.net/sibad/13  

 

1970년대 중반 아프가니스탄은 왕정이 붕괴하고 아프가니스탄 역사상 처음으로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합법적인 정부가 구성되었다.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은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타격하고 소련의 개입을 유도하고자 이슬람 전사들인 무자헤딘을 훈련시키고 무장시키는 작전(작전명은 "Cyclone")에 돌입했다. 

미 중앙정보국은 소련군에 맞선 지하드(성전)을 수행하려 한 이들 무자헤딘에게 차량 폭탄테러와 암살, 소련 국경안으로의 테러 공격 등 다양한 전술을 교육시켰다. 

미국 중앙정보국은 전체 무슬림 세계에서 이런 무자헤딘들을 모집, 미국에서 훈련시킨 후 이들을 다시 파키스탄에 보낸 뒤 아프가니스탄으로 투입시켰다.

당시 미국은 이러한 목적을 위해 이 지역의 이슬람화 과정을 지원하는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런 과정에 파키스탄 정보국인 ISI도 미국을 도와 적극적으로 무자헤딘을 지원했다.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를 벌이던 당시, 미국은 파키스탄측에 막대한 전쟁물자를 지원했는데, 파키스탄은 이 가운데 일부를 아프가니스탄에 투입하고 일부는 미국의 동의하에 인도를 향한 테러 활동에 사용하였다.  

미국의 지원을 받은 아프가니스탄 무자헤딘들은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향한 각종 테러 공격을 벌여 정정불안을 조성했다. 

아프가니스탄 내부 상황이 극도로 불안정해지자 당시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인접한 소련에 도움을 요청했다.

처음에 소련은 아프가니스탄 내정에 끌려들어가는 것에 주저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반복되는 요청에 의해 마침내 소련은 1979년 12월 군대를 아프가니스탄에 진입시킨다.

미국의 불안정화 작전인 '사이클론' 작전이 실행된 지 반 년만이었다.

소련군의 아프가니스탄 진입은 미국이 애초 마련한 '사이클론' 비밀 작전의 목표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소련군은 처음에는 군기지에만 머물며 좀처럼 아프가니스탄 내정에 끌려들어가지 않으려했다.

그러나 사태는 급변하여 무자헤딘들은 공격의 대상을 소련군으로 바꾸게 된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기간 내내 구 소련의 정보기관인 KGB와 당시 아프가니스탄 정보부인 KHAD 그리고 소련과 가까웠던 인도의 정보기관인 RAW는 미국의 지원을 받아 아프가니스탄 무자헤딘을 지원하는 파키스탄을 무력화시키기 위하여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접경지역의 부족지대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파키스탄내의 불안정을 유발하는데 같이 협력했다.

이들 정보기관들은 파키스탄 정부에 불만을 가진 아프가니스탄 난민이나 접경지역 부족들을 끌어들여 게릴라 전쟁, 침투, 사보타지등의 기술을 훈련시켜 파키스탄 내부에 각종 테러 활동을 벌이게 했다. 

이 점은 지난 2008년 11월, 미국 과학자 연합(Federation of American Scientists:FAS)이라는 단체의 보고에 잘 드러나 있다. 

(참고로 이 단체는 국제 안보와 관련한 과학, 기술, 공공정책(특히 핵무기 보유국들)에 대한 분석을 담당하는 곳으로 민간인들의 투자로 설립된 비영리 기구이다. 이 기구의  스폰서 위원회에는 미국 노벨상 수상자 55명이 포함되어 있다.)

이 보고에 따르면, 지난 1983년부터 1999년 사이에 인도 정보국인 RAW 요원들 약 35,000 명이 파키스탄으로 잠입했는데, 지금도 약 12,000명은 파키스탄내의 신드(Sindh)주, 10,000명은 푼잡, 8,000명은 북서변경주(North West Frontier Province:NWFT), 5,000명은 발로치스탄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전쟁은 무려 10여년을 끌면서 당시 경제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던 구 소련에 심대한 타격을 가했고, 마침내 소련군은 198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게 된다. 

구 소련에게도 또하나의 베트남을 맛보게 해준 미국은 이후 그 지역에서 손을 뗐고 파키스탄에게 뒷처리를 맡기게 된다.  

파키스탄은 이후 무자헤딘을 이용하여 지정학적 이익을 거두려했는데, 1989년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훈련받은 무자헤딘들을 또다른 '성전'이라는 명목으로 인도와 영토분쟁을 겪고 있는 카슈미르 지방으로 투입했다. 

(한 때 카슈미르 지방에 투입된 무자헤딘들은 1만 오천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소련과 가까웠던 인도와 사이가 좋지않은 미국은 카슈미르 분쟁이 시작될 당시부터 줄곳 파키스탄의 입장을 지지해왔다.

 

 

 

 

 

                                                                     아프가니스탄의 구 소련군 

 

 

 

그러나 변화가 찾아왔다.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전략이 이번엔 중국을 견제 및 봉쇄하는 것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중국 주위의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여 중국이 이 지역에 대한 지정학적 통제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인도를 해당 지역의 지역 강국 및 지역 경찰 역할을 맡기는 방향으로 촛점을 바꾸기 시작한다.  

이런 지정학적 변화는 최근에도 일부 드러났다.

지난 8월 6일 <The Economic Times>에 따르면, 네팔 공산당 당수 프라챤다(Prachanda)는 인도와 미국이 중국과 인도 접경에 위치한 네팔 영토를 이용해 중국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네팔 총리직을 사임해야했다고 폭로했다.      

이미 지난 5월 프라챤다는 구성된 지 이제 막 8개월 된 자신의 정부를 인도가 전복하려 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http://economictimes.indiatimes.com/PoliticsNation/India-US-planned-to-attack-China/articleshow/4862854.cms

인도가 이런 지위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이미 두차례의 전쟁을 치루면서 지역 패권장악을 위해 인도와 혈투를 벌였던 파키스탄의 약화가 뒤따라야한다.    

이러한 변화에 촉매작용을 한 것은 지난 1993년 인도가 자국 경제에 대한 해외 다국적 자본의 투자를 수용하고 자국 경제를 세계 경제에 본격적으로 개방한 것을 들 수 있다.   

미국은 이러한 인도 경제의 개방이 미국의 상업적 이익은 물론 전략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그 후 미국과 인도 사이에서는 다양한 수준의 경제, 전략, 군사 협력이 진행되었으며, 그러한 협력은 미국과 인도 사이의 민간용 핵개발 관련 협정과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 인도 할당설로 절정에 달했다.

미국은 파키스탄을 점점 정책적 후순위로 밀어넣기 시작했고, 카슈미르 문제에 대한 정책도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더구나 파키스탄이 이러한 지정학적 변화를 상쇄할 목적으로 중국과 급속히 가까워지자, 미국은 이러한 전략 변화를 가속화시켰다.  

인도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재빨리 아프가니스탄과 외교관계를 맺어 파키스탄의 뒷마당에 발을 들여놓았다. 

인도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각종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였고, 건설(공항, 발전소 등)작업을 지원하고 의료 및 교육부문에 투자를 하는 등 아프가니스탄을 자신의 뒷마당으로 만들기 위하여 애썼다. 

인도가 아프가니스탄에 퍼부은 지원액은 약 8억달러에 달해 인도는 아프가니스탄에 가장 많은 지원을 제공하는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 

그밖에 인도는 아프가니스탄의 전력, 석유, 천연가스 수송라인 개발에도 관여하고 있고 아프가니스탄 공무원들과 외교관, 경찰을 훈련시키는데도 많은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이런 인도의 아프가니스탄 개입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안정화 전략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인도의 개입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파키스탄의 영향력을 급속히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은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파키스탄 사태에 개입하고 있는것일까?

 

실제 이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개입은 광범위한다.

<THE NEWS>에 기고한 영국 작가 찰스 페른달(Charles Ferndale)은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아마 아프가니스탄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면, 이스라엘이 아프가니스탄 바닥샨(Badakshan)에서 요원들을 훈련시켜, 이들을 파키스탄과의 접경지역에 투입시켜 잔학행위를 저지르게 하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지난 1980년대 이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취재해 온 내 영국 친구 두 명 또한 같은 얘기를 나에게 들려줬다. 

이스라엘이 훈련시킨 도발자들이 키베르(Khyber) 지역이나 스와트 밸리 부족민들 사이에서 활동한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또, 미군 무인 공격기가 파키스탄 영공을 매일 침범한다는 명백한 증거들이 있다.

 

 그런데 이들 무인 공격기들은 늘상 소위 반군들보다 더 많은 무고한 민간인들을 살해하고 있다. 

전통적인 부족 지도자들은 그동안 약화되왔는데, 이들이 더이상 부족민들을 보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해당 지역을 더욱더 불안정에 빠뜨리고 있고, 외부의 도발자들이 해당 지역에 더 손쉽게 접근하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이런 상황은 파키스탄 정부와 군의 권위를 약화시키고도 있는데, 이런 민간인에 대한 폭격을 파키스탄 정부와 군이 용인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효과가 폭격이 가진 주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임에 틀림없다. 

어쩌면, 파키스탄 자르다리 정부와 군이 실제 이런 공격을 묵인했을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이것은 파슈툰 족같은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거스르는 것인데, 이미 이들은 파키스탄 중앙정부로부터 자신들이 소외되었다고 느끼고 있는터다.

결국 파키스탄의 국가적 통합은 점점 더 침식당할 것이고, 이는 이스라엘에게 더욱 더 만족스러운 것이다." 

 

한가지 지적할 점은 그동안 파키스탄 정부가 아프간 접경지역의 게릴라들과 평화협상에 거의 도달하려고 할 때마다 어김없이 국경지대에서 미군에 의한 대규모 폭격이나 파키스탄내의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해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분석가들은 이런 공격들이 실제로는 평화협상을 고의적으로 방해하고 파키스탄 정부와 국민들 사이를 갈라놓으려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심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이 기사에서 찰스 페른달은 파키스탄의 점진적인 국가 해체가 이스라엘에게 이익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왜일까?

 

 

 

 

                                                          인도와 이스라엘-파키스탄 약화에 이해관계가 일치

 

 

 

이스라엘은 그동안 중동에서의 자신의 패권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하여 애써왔다.

그러나 이런 이스라엘의 정책에 걸림돌이 되는 국가들이 있어왔다. 

대표적인 국가들이 이라크, 시리아, 이란 그리고 파키스탄이었다. 

특히 이스라엘은 자신이 보유한 군사적 우위를 보장하기 위하여 이들 국가들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막아야할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하여 이스라엘은 지난 80년대 핵무기를 개발하려던 이라크의 핵시설을 공습하여 파괴한 적이 있고, 얼마전에는 시리아의 관련 시설을 마찬가지 방법으로 제거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이라크는 군사적으로 이스라엘에 위협적이었기에 공습이 아닌 다른 방법이 필요했는데, 미군의 침공으로 이라크는  이스라엘의 직접적인 위협 대상에서 사라졌다.

그 결과 이라크 군대는 해체되고 국가는 삼등분되었는데, 이런 상황은 이라크가 하나의 국가로서 더이상 중동에서 군사적 패권을 넘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지금 이스라엘은 이란과 파키스탄을 주시하고 있는데, 파키스탄은 그동안 미국의 동맹국이었기에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만큼 적극적인 행동을 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라크와 시리아가 어느정도 해결된 후, 현재 핵개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란을 제외하면, 무슬림 국가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실제로 보유한 국가는 파키스탄 뿐이다.

특히나 파키스탄의 핵무기는 사정거리를 이스라엘까지 두고 있고, 파키스탄이 계속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다른 무슬림 국가들도 여전히 비슷한 선례를 따를 위험이 있다. 

이 점에서 파키스탄이 보유한 핵무기 및 군사력의 해체는 인도와 미국, 이스라엘의 지역적 전략 이익과 합치하는 것이다. 

더구나 서남 아시아를 둘러싼 미국의 전략적 이해도 변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이스라엘은 두가지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이라크에 대해 그러했던 것처럼 미국이 파키스탄을 직접 공격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파키스탄 내부의 사람들을 모집, 훈련시켜 파키스탄 내부에서 각종 테러 활동을 벌이게 한 후, 파키스탄 정부의 신뢰를 떨어트려 점차적으로 통제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이후에 외부세력의 개입의 명분을 축적하게 되는데, 이것은 파키스탄이 보유한 핵무기에 대한 정부의 통제력에 대해서도 의심을 조성케 될 것이다. 

앞서 언급한 파키스탄 전직 대령인 슈아 칸자다(Shuja Khanzada)도 이 점과 관련하여 "미국 중앙정보국은 파키스탄 정보국이 탈레반과 관련을 맺고 있다고 의심을 하고 있는데, 이는 양국간의 신뢰만 손상시키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은 파키스탄 정보국이 약화되거나 무력화되는 것을 원한다. 그래야만 미 중앙정보국이 파키스탄의 핵무기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어쩌면 이런 조치로도 파키스탄을 약화시키는데 적절치 않다고 판단되면, 이라크에 대해 그러했던 것처럼 파키스탄을 분열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점 때문에 셀리그 해리슨도 <Drawn and Quartered>이라는 기사에서 파키스탄이 인종적 문화적 분리선을 따라 세개의 국가로 해체될 것이라고 예측했던 것이다.  

첫째, 파키스탄 북서변경주(NWFP)와 아프가니스탄에 걸쳐있는 파슈툰족으로 구성되는 파슈니스탄(Pashtunistan).

둘째, 신드(Sindh)주와 발로치스탄이 포함되는 자유 발로치스탄.

세째, 나머지 푼잡(Punjab) 지역으로 구성되는 파키스탄. 

 

현재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파키스탄은 앞으로도 각종 내우 외환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최근 언론기사나 씽크탱크의 보고서에서 '비국가적 집단들이 핵을 보유'하는 시나리오가 종종 언급되는데, 이러한 시나리오의 실현 여부와는 별도로 현재 파키스탄의 상황은 파키스탄에 대한 외부의 개입의 명목이 될 수 있다.

결국 파키스탄과 아프카니스탄이 보여주는 혼돈의 맥락은 각각 특수한 차이점이 있는데, 이 점이 바로 파키스탄을 아프가니스탄의 단순한 부속물이 아니라, 미국과 인도, 이스라엘의 독자적인 지역전략에 따라 독자적인 개입전략이 진행되고 있는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파키스탄은 단순한 '21세기 버전의 캄보디아'가 아니라 21세기 버전의 '발칸반도' 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다.

 


출처 : 반민특위 전국연대 !
글쓴이 : ~반드시 응징하는 저팔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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