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스크랩] 김구,테러리스트 논쟁을 지켜보며..

vicsteel 2007. 8. 12. 17:16
어쩌다보니 글이 베스트로 올라왔네요..고전적인 의미의 테러에 대한 정의,국제학적 관점에서의 테러리즘등을 거론하며 여러분들이 반론을 써주셨네요.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분은 임정이 암살단을 운영한 사실하나로 테러리스트가 맞다고 주장하는 분도 계시는군요.나치독일의 게슈타포나 이스라엘의 모사드도 암살단으로 분류할 수 있는 조직들입니다.정보기관으로 포장하지만..그런 논리대로라면 (나치)독일과 이스라엘은 테러리스트집단이 되는건가요?

백과사전에 나와있는 테러,테러리즘의 설명을 복사해와서 읽어보라고 댓글 남기신 분도 계시는군요.아래 설명드린 내용외에도 시대적 배경,역사적 사실관계,실제적인 활동등 여러가지 사항들을 비교해봐야 함에도 불구하고 몇줄짜리 사전적 의미에 집착하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며 제 글을 이해하지 못한게 아닌가하는 판단이 듭니다.

과연 그 미국교수가 한국근현대사에 대해 보통이상의 관심이 있는 대학학력의 한국인보다도 더 자세히 알고 있을까요?저는 거기에 대해서조차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미국과 유럽의 한국전문가들이 유수언론에 기고한 한국관련글을 읽어보면 과연 그들이 한국전문가들이 맞나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잘못 기술되거나 허술한 글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백과사전적 의미에서 테러,테러리즘의 범주에 들어가는 프랑스의 레지스탕스활동과 그 조직원들을 구미역사학자들이 왜 아무도 테러리즘,테러리스트라고 표현하지 않는지 한번 살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김구테러리스트 주장을 펴시는 분들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근본적으로 일본의 한일합방이 '합법적'이며 '정당했다'는 전제를 갖고 출발합니다.몇년전 비밀해제된 문서들이 공개되어 '국제학적'으로 불법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때문에 이미 출발부터 잘못된 전제임에도 그런 주장을 굽히지 않는 이유는 (한일합방이 불법이었다는)역사학적으로도 입증된 사실에 대해서 아직 모른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것 같네요.

아래 말씀드린 모든 이유들을 차치하고라도 한일합방이 무력에 의한 불법침략이었기에 '역사학적'으로나 '국제관계학적' 관점으로도 당연히 임시정부와 광복군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는 논리가 성립되며 그들의 저항은 레지스탕스 활동이 되는 것입니다.

영국과 미국이 나치독일의 지배하에 있던 프랑스비시정부가 아닌 영국으로 망명해있던 드골을 프랑스의 수반으로 인정하고 그를 따르던 레지스탕스조직을 독립군으로 인정했듯이 말입니다.

드골이 나치패망후 승전국의 일원으로 레지스탕스 대원들을 이끌고 당당히 파리로 입성할 수 있었던 것처럼 김구와 광복군도 그럴 수 있었다면 김구테러리스트 논쟁은 존재할 수도 없었을 것이며 한국현대사가 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드는 가장 아쉬운 우리역사의 한페이지입니다.

조국에서 목숨을 걸고 엄청난 군자금을 임정으로 보내주었던 수많은 지주와 사업가들,국민당(장개석)의 물심양면 지원과 김구의 지도력이 더해져 종전무렵 대한광복군은 완전한 신식군대의 체계를 갖추어 나가며 일본과의 전쟁을 준비했지만 미국의 원폭투하와 급작스런 일본의 패망으로 결국 어처구니없이 해산하게 됩니다.광복이 되어 광복군의 존재의미를 상실한 것으로 판단,해산을 결정한 것이 중대한 실수였습니다.

결국 우리의 바램과는 달리 일본군의 무장해제라는 명분으로 소련과 미국이 남북으로 한반도를 분할하게 되지요.소련은 극동에서의 영향력확보를 위해 뒤늦게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고 이미 미국이 일본전역을 장악하자 북한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한반도의 역사가 비극적으로 바뀌게 된 가장 큰 원인중에 하나입니다.

광복군이 서울로 입성할 수 있었다면 소련군은 한반도주둔의 명분을 잃었을 것이며 소련을 등에업은 김일성의 등장도 없었을 것입니다.일본의 패망이 원폭으로인핸 급작스럽지만 않았다면 일본이 분단될 가능성이 더 컸던 상황이었고 미소냉전시대의 등장으로 일본의 군국주의세력은 제대로된 역사의 심판을 받지 않았습니다.그들의 후예들이 시도때도없이 망발을 할 수 있는 이유도 엄청난 전쟁범죄에 대한 죄값을 치르지 않았기 때문이며 이것이 독일과 다른 점이지요.

테러리스트 논쟁을 벌이다 주제와 상관없는 얘기까지하게 되었네요..미국교수가 한국대학에서 한국학생들에게 김구를 테러리스트라고 가르치는 것은 국제학적 관점에서 정확한 설명이다라고 주장하시는 분께 마지막으로 두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구테러리스트 주장을 펼치시는 분들은 서방세계(국제학계)에서의 평가를 근거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더군요.그런 분들중 드골을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하는 분은 못봤던것 같습니다.

만약 미국과 유럽의 국제학계에서 김구의 상해임시정부와 독립군의 항일투쟁을 드골의 영국임시정부와 레지스탕스의 나치저항활동과 동일하게 인정하고 한일합방은 불법이기때문에 일제강점당시의 조선총독부는 나치강점당시의 프랑스 비시정부처럼 괴뢰정권이다라고 '정의'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그래도 김구테러리스트 주장을 계속하실건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두번째,국제학적 관점에서 '한국은 역사이래로 중국의 속국이었으며 그렇기때문에 한국의 지배권은 궁극적으로 중국에 있다'라고 유럽과 미국의 국제학자들이 '정의'내린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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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 임시정부가 존재하고 있었고 임시정부의 지시로 대한광복군 소속의 군인이 일본군과 그 수뇌부를 공격한 것이 과연 테러인가?

테러리스트논쟁을 벌이는 사람들을 보면 테러,테러리즘이라는 단어에 대한 이해조차 부족한 경우가 많다.

테러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계획적으로 폭력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나와 있다.테러리즘에 대한 정의도 검색한번 해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그 해석을 곧이곧대로 듣는다면 김구를 테러리스트라고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terror라는 영어단어는 공포라는 뜻이다.terrorism은 폭력주의를 뜻한다.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뜻이 불분명하다.단어 자체의 의미를 좀 더 생각해보자.

군대가 무엇인가?집단적 폭력을 목적으로 구성된 조직이다.전쟁이라는 개념이 과거엔 군대와 군대의 충돌이었지만 첨단무기의 등장으로 이제는 작전반경이 지리적 한계를 초월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결국 민간인들도 전쟁공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으로 과거의 전쟁과는 개념이 많이 달라졌다는 뜻이다.그렇다고 하더라도 처음부터 민간인을 공격할 목적으로 조직된 군대는 없다.전쟁에서의 민간인희생은 군대와 군대의 충돌로 인한 부수적인 희생으로 판단한다.진실이 온전히 그렇지는 않겠지만..

폭력을 목적으로 조직된 집단이 군대인데 군대의 무력충돌을 폭력주의라고 표현할 필요가 없다.군대의 기능적인 목적이 폭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즉,굳이 폭력주의(테러리즘)라는 단어를 구분해서 사용하는 이유는 테러리즘이 이미 폭력을 행사할 능력이 없는 대상(민간인)에 대한 폭력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정은 일본군수뇌부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때 원거리 저격등의 좀 더 안전한 공격방법이 있었지만 민간인들의 인명살상을 우려하여 더 위험한 방식의 공격을 감행했다.물론 그런 공격중에도 이미 언급했듯 의도되지 않은 전쟁중에 따르는 민간인 희생이 있었다.

수년전에 비밀해제된 문서등이 공개되어 한일합방은 무력에 의한 불법강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미국을 비롯한 유럽역사학계는 독일에 점령당했을 당시 영국에서 레지스탕스 활동중이던 드골을 2차대전시기의 프랑스수반으로 인정하고 있다.비시정부가 아니라..

더군다나 2차대전당시 민간인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무자비한 공격으로 레지스탕스 활동은 악명높았다.하지만 아무도 그들을 테러리스트라고 부르지 않는다.분명한 1차적 목표는 독일군이었으며 궁극적으로 무력강점당한 조국이 해방이라는 정당한 목적이 있었기에.

오직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세계무역센터를 폭파하여 국적도 다양한 5000명을 살해한 폭력과 임시정부의 광복군이 한국과 중국침략의 선봉에 섰던 일본군과 그 수뇌부를 공격한 것을 같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는건가?

국적도 불분명한 알카에다지만 그들이 철저히 미군기지나 미군을 상대로한 공격을 감행했다면 차라리 독립군(?)으로 인정했을지도 모르겠다.이라크 민중들을 향한 차량폭탄테러와 민간인들에게 무작위로 폭탄우편물을 보내며 7살아이에게 자살폭탄조끼를 입혀 시장통에 내보내 자국민들과 자폭하게 만드는게 임시정부 광복군의 일본군공격과 동일하다고 보는건가?

미국의 원폭투하와 무역센터 테러를 비교하며 현대전은 총력전이기 때문에 알카에다의 행위도 전쟁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원폭투하당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일본군수시설이 있던 곳이었다.

일본 본토의 상륙작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아시아 곳곳에서 일본군과 미군의 치열한 전쟁상황이 계속되며 양쪽에서 전사자가 급증하자 빠른 종전을 위해 원폭투하를 결정한 것이다.원폭같은 대량살상 무기를 사용한 미국이 잘했다는 소리가 아니다.

당시의 상황을 살펴보면 일련의 연속된 전쟁과정의 연장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뜻이다.나치독일의 영국폭격으로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자 영국은 전공군력을 동원하여 독일의 드레스덴을 폭격하며 만하루만에 10만명의 사망자라는 전쟁역사 최악의 대량살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이 이라크공격당시 정밀폭격무기만으로 이라크의 핵심군사시설을 폭격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간인사상자가 발생하며 비난여론에 직면하자 결국 폭격위주의 공격을 포기하고 희생이 뒤따를 수 밖에 없는 실제적인 병력투입의 백병전방식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 밖에 없었다.

군과 군시설의 공격을 통한 민간인희생과 처음부터 민간인시설 공격을 통한 더군다나 자국민(!!or이슬람형제들이겠지)을 향한 테러리즘은 구분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며 구분해야 한다.어느순간 경계가 모호해진다고 구분짓지 않는다면 그 순간부터 모든걸 테러리즘의 범주에 집어넣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지식의 습득으로 어떤 개념에 대한 이해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하지만 그것을 정의라도 단정지어 버리면 나중에 그런 생각이 잘못되었다는걸 깨닫는다해도 그 생각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히로시마원폭이나 드레스덴폭격같은 엄청난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공습같은 역사적 사실 하나만으로 평면적으로 비교해버리면 알카에다보다 연합군이 더 잔인한 테러리스트가 되어버리는 오류에 빠지게 된다.그럼에도 외국 학계의 시각으로 드골은 레지스탕스,김구는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한다면 그것만큼 이중적이고 사대적인 시각은 또 어디있는가?한국인이라면 그런 오류를 바로잡아줄 생각을 하는것이 상식이 아닌가.

이것은 관점의 차이가 아닌 관념의 차이다.그리고 보편적인 도덕관념으로 판단한다면 잘못된 관념이라는 것은 존재하는 것이다.이렇게 얘기하는걸 화자의 오만과 독선으로 이해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김구는 한국에 있었던 일본인들의 거류지조차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게 지시했던 사람이다.침략국의 국민들이지만 민간인들에게 해를 입히면 안되며 임시정부의 광복군은 일본군대를 상대로만 싸워야 한다고 지시했던 임정수반이 반세기가 훨씬지난 지금,한국인들의 입에서조차 테러리스트 소리를 들을때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미국교수의 망언은 한국역사에 대한 무지와 이해부족에서 나온 것이다.분명 그는 드골이나 워싱턴을 프랑스와 미국의 독립영웅이라고 교육받았을 것이며 본인도 그들을 테러리스트라고 말하진 않을 것이다.

임시정부의 수반과 광복군이라는 정확한 명칭은 아니더라도 레지스탕스라는 단어조차 모를리는 없었을텐데 마땅한 단어가 없어 테러리스트라고 설명했다는 주장은 변명으로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만약 한국인이 프랑스에서 대학교수직을 얻어 프랑스학생들에게 드골은 테러리스트라고 강의한다면 과연 그가 교수직에 계속 머물 수 있었을까?그런 사람을 비판하면 프랑스국민들은 세계화를 모르는 뼜속까지 국수주의자가 되는 것인가?

그러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일을 대해 나는 단정지을 수 있다.만약 그런 외국인 교수가 프랑스에 있다면 당장 강의실에서 쫓겨날 것이라고.

한국의 대학생들에게 강의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 한국역사를 운운해서는 안된다.


출처 : 김구,테러리스트 논쟁을 지켜보며..
글쓴이 : 봉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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